생각로그

허준이 졸업 연설

떠로로 2025. 8. 27. 01:18

우리가 80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생각하면

약 3만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에는 제법 큰 수 입니다.

혹시 그중 며칠을 기억하고 있는지 세어본적 있으신가요?

쉼없이 들이쉬고 내쉬는 우리가 오랫동안 잡고있을 날들은

3만의 아주 일부입니다.

 

먼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새명의 완벽히 낯선 사람들을 이런 날들이 엉성하게 이어주고 있습니다.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그리고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길 바랍니다.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 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않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게 되길 바랍니다.

 

타인을 내가 아직 기억하지 못하는 먼 미래의 자신으로,

자신을 잠시지만 지금 여기서 온전히 함께하고 있는 타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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